크레이지 홀스와 운디드 니 학살 – 미국 건국사의 어두운 그림자

크레이지 홀스와 운디드 니 학살은 미국 건국사의 이면을 보여주는 비극적 사건입니다. 원주민 전사와 희생자들의 이야기를 통해 미국의 확장주의와 제국주의의 실체를 조명합니다.


📝 미국의 시작, 자유의 나라라는 신화

“자유와 평등의 나라.”
미국은 건국 이후 줄곧 인류의 이상을 실현한 국가로 자처해 왔습니다.
하지만 그 서사 뒤에는 묵살된 수많은 목소리들이 존재합니다.
그 중심에는 아메리카 원주민, 그들만의 삶과 문화, 그리고 처참하게 붕괴된 공동체가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미국 원주민 저항의 상징 크레이지 홀스(Crazy Horse)와, 그 저항이 최종적으로 짓밟힌 운디드 니 학살(Wounded Knee Massacre)을 통해, 우리가 간과한 미국 건국사의 어두운 실체를 조명하고자 합니다.


1. 크레이지 홀스: 저항의 불꽃

오글라라 라코타(Oglala Lakota)의 전사이자 정신적 지도자였던 크레이지 홀스는 단지 무기를 든 전사가 아니었습니다.
그는 라코타의 땅과 삶의 방식,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전통을 지키기 위해 미국 연방정부에 맞서 싸운 인물입니다.

1876년, 그는 리틀빅혼 전투(Battle of the Little Bighorn)에서 조지 커스터 장군의 기병대를 물리치며 역사에 남을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이 승리는 백인 사회에 큰 충격을 주었고, 미국 정부는 그를 집요하게 추적하며 끝내 항복을 받아냅니다.
그러나 1877년, 이송 도중 미군 병사에게 칼에 찔려 암살당했습니다.

그의 죽음은 단지 한 사람의 죽음이 아니라, 한 민족의 꿈과 자유에 대한 상징이 꺾인 사건이었습니다.


2. 운디드 니 학살: 잊혀진 전쟁의 끝

크레이지 홀스의 죽음 이후에도 라코타와 수족(Sioux) 부족은 저항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그 중심에는 '고스트 댄스(Ghost Dance)'라는 종교 운동이 있었습니다.
이 춤은 잃어버린 조상과의 영적 교감을 통해, 백인의 세계가 사라지고 원래의 땅이 회복될 것이라는 희망을 담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미국 정부는 이 종교 운동을 위협으로 간주했습니다.
1890년 12월 29일, **사우스다코타주 운디드 니 크릭(Wounded Knee Creek)**에서 미군은 라코타 부족을 포위하고 무장을 해제시키려다 혼란 속에서 총격을 가했습니다.

그 결과는 참혹했습니다.
300여 명의 여성과 아이들, 노인들이 눈 덮인 대지 위에서 목숨을 잃었습니다.
이 사건은 '전투'가 아닌 집단 학살로 기록되며, 인디언 전쟁의 실질적인 종말을 의미했습니다.


3. ‘자유’의 이름으로 행해진 제국주의

미국의 서부 확장은 ‘운명’이었습니다.
매니페스트 데스티니(Manifest Destiny), 곧 ‘신이 미국에게 서부를 개척하라고 명했다’는 믿음은, 실제로는 원주민을 몰아내고 자원을 차지하기 위한 정당화 도구였습니다.

원주민들은 조약을 맺고도 그 조약이 일방적으로 파기되었고, 강제 이주, 기아, 학살에 시달렸습니다.
인디언 보호구역은 사실상 문화 말살의 수단이었습니다.
운디드 니에서의 학살은, ‘문명’이라는 이름으로 행해진 폭력의 절정이었죠.


4. 지금도 끝나지 않은 전쟁

운디드 니 학살 이후 100년이 훌쩍 넘었지만, 미국 원주민 공동체의 고통은 여전합니다.
알코올 중독, 빈곤, 낮은 교육 수준, 높은 자살률… 그 뿌리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역사적 폭력에 있습니다.

1980년, 미 대법원은 운디드 니 사건과 관련된 라코타의 땅을 강탈한 것이 불법이라며 보상금을 제안했지만, 라코타 부족은 이를 거부했습니다.
그들은 말합니다.

“우리는 돈이 아니라, 조상들의 땅을 원한다.”

이들은 여전히 기억하고, 싸우고 있습니다.


5. 우리가 기억해야 할 이유

크레이지 홀스와 운디드 니 학살은 단지 과거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그것은 오늘날 우리가 ‘자유’와 ‘정의’를 말할 때, 반드시 함께 돌아봐야 할 진실입니다.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지만, 우리는 패자의 진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그것이야말로 진짜 역사이며, 정의로운 사회로 나아가는 첫걸음입니다.


📚 참고문헌 및 관련 콘텐츠

  • 하워드 진, 『미국 민중사』

  • Dee Brown, Bury My Heart at Wounded Knee

  • PBS 다큐멘터리 《We Shall Remain》

  • 영화 <윈드 리버>, <호스트일게이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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